‘목적 외 사용’ 833건(25.3%), ‘적립 미이행’ 414건(12.5%) 순… 회계 부정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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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인철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 서구갑) |
[코리아 이슈저널=홍종수 기자] 전국 공동주택에 적립된 ‘장기수선충당금’ 규모가 11조 1,680억(‘26.6월 기준)원에 달하지만, ‘사적 자치’라는 명분 아래 감독 사각지대에 방치되면서 부적정 집행과 횡령 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리가 적발되더라도 대부분 가벼운 행정지도나 시정명령에 그쳐 처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조인철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 서구갑)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공동주택 실태감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5년(2021~2025년) 간 장기수선충당금 관련 위반 행위는 총 3,298건에 달했다.
위반 유형별로는 법정 용도 외에 임의로 관리비를 충당하거나 경비로 집행한 ‘목적 외 사용’이 833건(25.3%)으로 가장 많았으며, 규정된 적립액을 쌓지 않은 ‘적립 미이행’이 414건(12.5%), ‘허위 회계처리’ 60건(1.8%), ‘횡령·유용’ 2건(0.1%) 순으로 나타났다.
■ 적발돼도 87.5%는 단순 행정지도·명령… 솜방망이 처벌이 비리 온상
적발된 비위에 대한 후속 조치 역시 솜방망이에 불과했다. 최근 5년간 내려진 후속 조치 총 3,283건 중 ‘행정지도’가 1,592건(48.5%), ‘시정명령’이 1,279건(38.9%)으로 전체의 87.5%를 차지했다.
반면 실질적 제재 조치인 ‘과태료 부과’는 408건(12.4%)에 그쳤고, 형사 처벌로 이어질 수 있는 ‘수사의뢰·고발’은 3건(0.1%)에 불과했다. 입주민의 재산상 손실을 야기할 수 있는 중대 비위에 대해서도 대다수 지자체가 경고 수준의 행정 처분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최근 광주의 한 아파트에서는 30년간 장기근속한 관리사무소 경리 직원이 장충금과 관리비 약 440억원을 친인척·지인 계좌 등으로 빼돌린 혐의로 수사를 받는 등 대규모 횡령 사건이 일어났다. 이에 따라 외부 회계감사와 입주자대표회의의 내부 감시망이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장충금은 승강기 교체, 외벽 도색, 노후 배관 교체 등 대규모 공용 시설 보수·교체를 위해 입주자가 매달 납부하는 법정 적립금이다. 현행 '공동주택관리법'상 일반 관리비와 분리해 별도 계좌에 예치하고 입주자대표회의 의결을 거쳐 집행하도록 엄격히 규정하고 있으나, 현장에서는 입대의와 관리주체 간 유착, 회계서류 미보관, 목적 외 전용, 수의계약 남용 등 탈법 행위가 반복되고 있다.
■ 단순 정보 공개 넘어 ‘적립-집행-계약’ 전 과정 공적 감시체계 시급
현재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apt)을 통해 월별 부과·사용 내역과 입찰 정보가 공개되고 있으나, 현행 체계는 사후 공시와 사후 점검에 치우쳐 있어 은밀하게 진행되는 비리를 조기에 차단하는 데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조인철 의원은 “장기수선충당금은 입주민들이 노후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한 푼 두 푼 모은 소중한 자산이자 전국적으로 약 11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공적 성격의 자금”이라며, “이를 개별 단지의 ‘사적 자치’라는 핑계로 계속 방치한다면 입주민 피해와 주민 갈등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 의원은 “단순히 자금 입출 내역을 사후 공시하는 수준을 넘어, 적립 기준 준수부터 장기수선계획 수립, 입찰·계약, 실제 시공 결과까지 전 과정을 유기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국토부 차원의 공적 상시 감시망을 시급히 구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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