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뺑뺑이 1년, 부산은 아직도 전화로 병원 찾는다 용혜인 “서명만 한 협약으로는 다음 환자 못 지켜”

홍종수 기자 / 기사승인 : 2026-10-21 09: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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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청 자료 분석… 부산 119구급 스마트시스템 이용률 6.3%→1.0%, 전국은 9.5%→25.4%
▲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행정안전위원회)

[코리아 이슈저널=홍종수 기자]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행정안전위원회)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119구급 스마트시스템 이송병원 선정 기능 운영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고교생이 응급실을 찾지 못해 숨진 지 1년이 지났지만 부산 구급대의 시스템 이용률은 오히려 1%대로 떨어지고, 부산 병원들이 열 건 중 아홉 건꼴로 119의 수용 요청에 답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20일 부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경련으로 쓰러진 3학년 학생은 구급대가 전화로 병원 14곳에 수용을 요청했지만 모두 거절당했고, 신고 1시간 18분 만에 15번째 병원에 도착했으나 끝내 숨졌다.

‘119구급 스마트시스템’은 구급대가 여러 병원에 동시에 수용 가능 여부를 묻고 병원이 시스템으로 회신하는 방식으로, 2023년 대구 응급실 미수용 사고를 계기로 2024년 2월 전국에 도입됐다. 전국 이용률은 2024년 9.5%에서 2026년 상반기 25.4%로 높아졌고 대구·충남·전북·제주는 60% 안팎에 이르지만, 부산은 6.3%에서 1.0%로 2년 연속 떨어졌다.

병원의 응답도 갈수록 줄었다. 부산 소재 의료기관이 받은 요청 가운데 수용·수용불가 회신이 없는 무응답률은 2024년 78.3%, 2025년 82.7%, 2026년 상반기 88.7%로 갈수록 높아졌다. 전국(49.1%)의 1.8배로, 16개 시·도 가운데 충북(95.0%)·울산(92.4%)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부산소방재난본부가 지난 2월 12일 ‘응급환자 이송체계 개선 업무협약’을 맺은 9개 병원도 다르지 않았다. 이들 병원은 이송병원 선정이 지연되는 응급환자를 우선 수용하고, 응급실·수술실·중환자실 현황 등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기로 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받은 요청 879건 가운데 수용 회신은 15건(1.7%)에 그쳤고, 708건(80.5%)은 무응답이었다. 9곳 중 5곳은 수용 회신이 한 건도 없었다.

부산시가 지난 9월 16일 지정한 지역응급의료센터 9곳(지정기간 2026년 11월~2029년 10월)도 상반기 요청 1,419건 가운데 1,242건(87.5%)에 응답하지 않았고, 수용 회신은 36건(2.5%)이었다. 사건 당일 수용 요청을 받았던 부산의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들도 상반기 수용 회신률이 2~10% 수준(해운대백병원 2.2%, 부산대병원 4.3%, 부산백병원 4.6%, 동아대병원 9.6%)으로, 인접한 경남 양산부산대병원(73.7%)과 큰 차이를 보였다.

내년 4월 시행되는 개정 응급의료법은 중증응급환자의 이송 병원이 신속히 정해지지 않으면 119구급상황관리센터 등이 병원을 직접 지정하도록 했다. 부산에서 그 역할을 맡는 곳은 부산시 소속 부산소방재난본부다. 그러나 병원의 실시간 응답이 없는 상태에서는 어느 병원이 지금 환자를 받을 수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워, 법이 시행돼도 전화로 병원을 찾는 현실이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재수 부산시장의 인수위원회(다시 뛰는 부산 위원회)는 지난 6월 24일 중간보고에서 “반복되는 응급실 미수용 문제도 제도적으로 해소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용혜인 의원은 “1년 전 부산에서 학생이 병원 열네 곳에 거절당하고 숨졌지만, 부산의 구급대는 지금도 전화로 병원을 찾고 병원은 119의 요청에 열 번 중 아홉 번 답하지 않는다”며 "서명만 한 협약, 지정만 한 센터로는 다음 환자를 지킬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재수 시장은 지도·감독 권한으로 협약·지정 병원부터 관내 응급의료기관의 119구급 스마트시스템 응답 실태를 보고받고 점검해야 한다"며 "지역응급의료센터 평가제도와 시 지원사업, 병원과의 협약에 '응답 비중'을 반영해 병원이 119의 요청에 답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소아 중증환자를 받을 수 있는 병원 정보부터 확보해, 부산시 차원의 119구급 스마트시스템 활용 원칙을 세우고 구급상황관리센터의 병원 지정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용 의원은 21일 부산광역시 국정감사에서 전재수 부산광역시장에게 이 같은 조치를 요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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