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세 번째 예술감독 국제 공모, 제안서 70건 중 서류·면접 심사 거쳐 최종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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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4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예술감독 이리니 파파디미트리우 (Irini Papadimitriou, b. 1975).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
[코리아 이슈저널=최준석 기자] 서울시립미술관은 2027년 8월 개최 예정인 제14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의 예술감독으로 이리니 파파디미트리우(Irini Papadimitriou)를 선정했다.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는 1996년 《도시와 영상》 전시로 출발하여, 지난 30년간 도시 서울의 지역적 특수성과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을 바탕으로 동시대 예술의 실험성과 공공성을 탐구해 온 서울의 대표 국제 미술 행사다.
이리니 파파디미트리우는 동시대 미술과 뉴미디어아트, 디지털 문화를 중심으로 활동해 온 현대미술 기획자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문화전략가이다. 예술·과학·기술의 협업을 기반으로 기술이 사회와 문화에 미치는 영향과 예술이 동시대의 사회적 쟁점에 개입하는 방식에 관심을 두고, 인공지능과 알고리즘, 디지털 기술을 둘러싼 다양한 전시와 공공 프로그램을 기획해 왔다.
영국 빅토리아 앤 앨버트 뮤지엄(V&A)에서 디지털 프로그램 매니저를, 워터맨스(Watermans)에서 뉴미디어 아트 개발 총괄을, 퓨처에브리싱(FutureEverything)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역임했다. 현재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위치한 디리야 아트 퓨처스(Diriyah Art Futures)의 전시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AI: Who’s Looking After Me?》(Science Gallery London, 런던, 2023), 《Plásmata: Bodies, Dreams, and Data》(Onassis Foundation, 아테네, 2022), 《You and AI: Through the Algorithmic Lens》(Onassis Foundation, 아테네, 2021) 등 다수의 전시와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특히 2023바다미술제 《깜빡이는 해안, 상상하는 바다(Flickering Shores, Sea Imaginaries)》(부산, 2023)의 예술감독을 역임하며 한국 미술 현장에 대한 실질적인 경험을 축적한 바 있다.
역대 세 번째로 시행된 예술감독 국제 공모는 2026년 6월 3일부터 8월 31일까지 총 90일간 진행됐으며, 아시아, 유럽, 북미, 중남미, 아프리카, 오세아니아의 동시대 미술 기획자 및 연구자로부터 총 70건의 제안서가 접수됐다. 심사는 1차 서류 심사와 2차 면접 심사의 2단계로 진행됐다.
접수된 제안서 70건을 분석한 결과, 지원자는 총 117명으로 집계됐으며, 개인 지원은 38건(54%), 컬렉티브 지원은 32건(46%)으로 나타났다.
1차 서류심사에서 6명의 심사위원이 총 3명(팀)의 제안서를 선정했다. 1차 심사위원회는 외부 전문가 4명(▲김아영 작가, ▲김희영 국민대학교 예술대학 교수, ▲박성환 독립 큐레이터, ▲신보슬 토탈미술관 책임 큐레이터)과 당연직(미술관 내부 전문가) 2명으로 구성됐다.
최종 예술감독은 심층 면접으로 진행된 2차 심사를 통해 선정됐다. 5명의 심사위원으로 구성된 2차 심사위원회는 외부 전문가 4명(▲데이비드 테(David Teh) 큐레이터 겸 싱가포르국립대학교 교수, ▲후르 알 카시미(Hoor Al Qasimi) 샤르자 예술재단 대표, ▲김성연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교수, ▲박남희 백남준아트센터 관장)과 당연직(미술관 내부 전문가) 1명으로 구성됐다. 심사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2차례에 걸친 심사 과정에서 회피 절차를 운영했다.
박남희 심사위원장은 “이번 심사에서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기획안의 참신성과 실현 가능성을 중점적으로 검토했다. 이리니 파파디미트리우의 제안은 충실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인공지능을 둘러싼 동시대의 핵심 쟁점을 전시로 구조화하고, 기술이 지닌 양면성과 그 이념적 토대를 탐구하는 시의적절한 문제의식을 보여주었다. 특히 서울이라는 도시의 구체적인 맥락과 접속해 주제를 확장하고 이를 전시와 프로그램으로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라고 총평했다.
내년 8월에 개최되는 제14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는 과학기술의 진보와 혁신이 어떠한 가치와 목적을 지향하는지를 근본적으로 성찰하는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지배와 통제의 논리를 중심으로 발전해 온 기술과 그 환경을 비판적으로 되짚고, 그 안에 내재한 구조적 메커니즘을 드러낸다. 기술과 권력, 미래의 관계를 새롭게 질문하는 예술적 상상력은 ‘회복의 기계(Machines of Repair)’라는 주제를 통해 다양한 예술 작품과 공공 프로그램으로 구체화될 예정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기술 시스템이 권력, 갈등, 불의의 구조와 어떻게 얽혀 왔으며, 역사적으로 파괴와 지배의 체제에 어떻게 활용되어 왔는지를 살펴보는 데서 출발한다. 특히 통신과 항법, 의학의 발전과 지식의 확장을 이끌어 온 기술적 창의성이 다른 한편으로는 전쟁의 양상을 변화시키고, 자원 추출과 감시를 가속하며, 지배와 통제의 인프라를 재편해 왔다는 점에 주목한다.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이번 예술감독 선임을 계기로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가 동시대 사회의 주요 쟁점에 대한 예술적 탐구를 확장하고, 다양한 문화적 관점과 실천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라며, “제14회 비엔날레가 예술을 통해 기술의 미래를 새롭게 상상하고, 그 가능성을 구체적인 삶 속으로 확장해 나가는 장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리니 파파디미트리우 제14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예술감독은 “예술감독으로 선임되어 매우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라며, “오늘날 기술 혁신은 정복과 자원 수탈, 감시와 통제를 동력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예술과 기술 사이의 비판적 대화를 이어온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의 유산을 계승하며, 제14회 비엔날레에서는 이러한 시스템이 우리 사회와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형성하는지 비판적으로 살펴보고, 나아가 공공의 가치를 실현하는 기반으로서 기술이 다르게 재정향될 수 있는 가능성을 함께 모색하고 토론하는 장을 열겠다”라고 선임 소감과 포부를 밝혔다.
서울시립미술관은 11월에 제14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의 주요 개념과 기획 방향을 공유하고 심도 있게 논의하는 포럼 형식의 사전프로그램(프리비엔날레) II를 개최한다. 이와 관련한 프로그램 주제와 참여자, 참가 신청 방법 등 세부 사항은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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