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콘텐츠의 영화·게임 분류 기준 명확화 요청…실감형 콘텐츠 제작 불확실성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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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청 |
[코리아 이슈저널=최준석 기자] 서울시는 글로벌 문화·관광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외국인공연·숙박·VR콘텐츠 등 문화·관광 현장에서 불편을 초래하는 규제 3건을 발굴해 1일 국무조정실에 개선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번 건의는 외국인 국내공연에 대한 영상물등급위원회 사전추천 의무 완화, 숙박업 ‘등록·신고번호’ 전국 단위 표준화 추진, 상호작용형 VR 콘텐츠의 영화·게임 분류 기준 명확화 등 총 3건이다.
시는 먼저 외국인이 출연하는 공연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외국인 국내공연 사전 추천제도’를 공연의 심사 필요성에 따라 차등 적용하도록 개선해 줄 것을 건의했다.
현행 '공연법'에 따르면 외국인이 국내에서 공연하거나 외국인을 초청해 공연하려는 경우, 국가·지자체 초청 등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 모두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사전 추천(심사)을 받아야 한다. 추천 없이 공연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공연의 규모·성격, 주최자의 신뢰도와 관계없이 외국인이 한 명이라도 출연하면 공연 전체가 추천(심사) 대상이 되기 때문에, 국내 아티스트가 중심인 공연도 예외가 아니다. 올해도 KBS국악관현악단 정기연주회, K-POP 아티스트 공연, 유명 피아니스트 클래식 공연, 뮤지컬 ‘겨울왕국’ 등이 추천(심사)을 받았다.
그러나 추천(심사)은 사실상 형식적인 절차에 가깝다. 2025년 일반공연 추천 신청 1,998건 중 1,980건(99%)이 추천됐고, 올해도 1,695건 중 99%가 추천되는 등 최근 3년간 일반공연 추천율은 99%에 달했다. 심사는 통상 주 1회 열리는 공연추천소위원회에서 진행된다. 신청 시점이나 서류 보완 여부에 따라 신청자는 다음 회의까지 기다려야 하며, 출연진이나 공연 일정이 변경되면 변경추천을 다시 받아야 한다. 2025년 변경추천은 482건으로 일반공연 추천의 약 24%에 달했다.
시 출연기관도 예외가 아니다. 한 공연기관은 연간 20건 내외를 추천 신청하는데, 심사에 약 2주가 소요되는 데다 이후 비자 발급까지 고려해 공연 6개월 전부터 준비를 시작한다.
그러나 해당 시점에는 해외 기관과의 계약서 날인본을 확보하기 어렵고, 정식 계약 전 주고받는 확약서(레터)는 증빙으로 인정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른 출연기관은 해외 연주자와 영문으로 계약하고도 심사 제출용 국문 계약서를 매번 따로 작성해야 하는 부담을 지고 있다.
이에 시는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일률적인 추천(심사) 방식을 일반공연의 심사 필요성에 따라 차등 적용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것을 요청했다. 공연내용·출연자·공연형태 및 외국인 비중 등을 고려하여 사전추천 필요성이 낮은 일부 일반공연은 신고제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또한 추천 면제 범위를 공공기관, 지방공사·공단 및 지자체 출자·출연기관이 외국인을 초청하여 공연하는 경우까지 확대하는 것을 함께 건의했다. 2011년에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외국인 국내공연 활성화를 위해 ‘공익법인의 공익 목적 공연’을 추천 면제 대상으로 확대한 바 있다. 다만 별도 관리가 필요한 관광업소공연은 신고제 전환 대상에서 제외하고, 현행 추천·관리 체계를 유지하도록 제안했다.
시는 이번 건의가 반영되면 불필요한 사전심사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해외 아티스트 초청과 국제공연 교류가 한층 원활해져, 서울이 ‘글로벌 문화·관광도시’로 도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음으로 시는 지자체마다 다르게 표기되는 ‘숙박업 등록·신고번호’를 전국 공통 기준으로 표준화해 줄 것을 요청했다.
숙박업 사업자는 '관광진흥법'(관광숙박업)이나 '공중위생관리법'(일반·생활숙박업)에 따라 지자체에 등록·신고하고 증서를 발급받는다. 그러나 현행 법령은 증서 기재항목만 정할 뿐 등록·신고번호 표기방식은 규정하지 않아, 서울 안에서도 자치구마다 표기방식이 제각각이다.
이 때문에 숙박 플랫폼은 신고증의 진위 여부를 자동 검증하기 어려워 일일이 수작업으로 확인하고 있으며, 최근 AI를 활용한 위조 신고증까지 등장하면서 업계에서도 표준화 필요성을 제기해 왔다. 특히 개정 '공중위생관리법'에 따르면 숙박 플랫폼은 중개 전 영업신고증을 반드시 확인해야 하고, 확인할 수 없으면 중개할 수 없어 검증 기반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시는 '관광진흥법 시행규칙'과 '공중위생관리법 시행규칙'의 증서 서식을 개정해 ‘업종코드-지역코드-인허가연도-일련번호’ 등 공통 표기방식을 도입하고, 기존 증서도 재발급할 수 있도록 재발급 사유를 추가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가칭)'숙박업법' 제정과 숙박정보 통합플랫폼 구축에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시행규칙 개정만으로 가능한 등록·신고번호 표준화를 우선 추진해 통합관리 기반을 먼저 마련하자는 취지다.
시는 건의 내용이 반영되면 이용자가 플랫폼에서 적법한 숙소인지 바로 확인할 수 있고, 플랫폼도 효율적으로 적법 숙소 여부를 검증할 수 있어 숙박·관광 산업 전반의 신뢰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시는 VR 콘텐츠의 영화·게임 분류 기준을 명확히 해 줄 것을 건의했다.
현행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과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는 VR 콘텐츠에 관한 별도 분류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는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심사 관행에 의존하고 있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은 게임물과 게임물이 아닌 것이 섞여 있는 콘텐츠 중 게임물에서 제외되는 대상을 문화체육관광부 고시로 정하도록 하고 있으나, 관련 고시가 마련되지 않고 있다. 영상물등급위원회는 관객의 선택으로 장면이 나뉘면 ‘연속적인 영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 결과 스토리 중심의 VR영화라도 영상물 등급을 받지 못하고 게임물로 심사를 받게 될 우려가 있다.
게임물로 분류되면 영상물보다 무거운 규제가 적용되고 영화관 개봉도 어렵다. 해외 영화제에서 VR영화가 별도 부문으로 상영되는 등 영화의 한 장르로 자리 잡은 것과 달리, 국내에서는 분류 기준이 없어 제작 현장의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국내 제작 VR영화 ‘화이트 래빗’(2018)은 칸국제영화제 공식 마켓에서 영화 작품으로 상영됐지만, 국내에서는 게임물로 분류됐다.
이에 시는 법률에 근거가 마련된 문화체육관광부 고시를 조속히 제정해 스토리 중심의 영화형 VR 콘텐츠를 게임물에서 제외하고,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등급분류 기준에도 이러한 콘텐츠를 영상물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반영해 줄 것을 요청했다.
시는 건의 내용이 반영되면 영화형 VR 콘텐츠의 제작·유통이 활성화돼 실감형 콘텐츠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완석 서울시 규제혁신기획관은 “글로벌 공연과 관광 수요가 늘고 새로운 콘텐츠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일부 제도는 변화한 현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제도의 본래 취지는 지키되 현실과 동떨어진 규제는 적극 개선해, 서울이 글로벌 문화·관광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정부에 지속 건의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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