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병훈 의원, 병원비 못 버텨 신청했는데… 재난적의료비 예산 26% 줄고 지급까지 84일

홍종수 기자 / 기사승인 : 2026-09-22 08: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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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병훈 의원 “예견된 의료비 증가에도 예산 줄여…가장 가난하고 나이 든 환자에게 부담 전가”
▲ 소병훈 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 광주시갑)

[코리아 이슈저널=홍종수 기자] 병원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재난적의료비를 신청한 환자가 심사와 승인을 받고도 실제 지원금을 받기까지 평균 75일을 더 기다린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소병훈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2026년 8월 기준 재난적의료비 신청부터 승인까지는 평균 8.4일이 걸렸지만 실제 지급까지는 평균 83.7일이 소요됐다. 두 기간을 단순 차감하면 승인 이후 지급까지의 공백이 평균 75.3일에 달한다. 2023년 15.4일과 비교하면 약 4.9배로 늘어난 것이다.

◇ 수요와 의료비 부담은 계속 늘었는데 지급은 더 늦어져

재난적의료비 지원사업은 소득에 비해 과도한 의료비가 발생한 국민에게 의료비 일부를 지원해 가계 파탄과 치료 포기를 막기 위한 제도다. 하지만 당장 병원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국민에게 먼저 의료비를 마련해 수개월을 버티게 하는 ‘선부담·후지급’ 구조로 작동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재난적의료비 지원 건수는 2023년 3만3,585건에서 2025년 6만1,061건으로 2만7,476건, 81.8% 증가했다. 지원액도 1,010억1,600만원에서 2,004억300만원으로 993억8,700만원, 98.4% 늘어 사실상 두 배가 됐다.

건당 평균 지원액도 2023년 약 300만8천원에서 2025년 약 328만2천원으로 높아졌다. 지원받아야 할 환자 수와 환자 한 명이 감당하기 어려운 의료비 규모가 함께 증가한 것이다. 2026년 8월까지 지급된 지원은 3만9,749건, 1,343억5,900만원으로 건당 평균 지원액은 약 338만원이었다.

신청부터 실제 지급까지의 평균기간은 2023년 21.3일에서 2024년 22.2일, 2025년 35.4일, 2026년 8월 83.7일로 늘었다. 2023년보다 62.4일 증가해 약 3.9배로 길어진 것이다.

최장 지급기간도 2023년 153일에서 2024년 221일, 2025년 380일, 2026년 8월 455일로 늘었다. 가장 오래 걸린 사례는 신청부터 지급까지 1년 3개월 가까이 소요됐다.

◇ 지원 수요는 매년 늘었는데 2026년 예산은 25.7% 감소

재난적의료비 사업예산은 2023년 1,022억9,200만원, 2024년 1,606억1,000만원, 2025년 2,023억6,300만원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2026년 예산은 1,503억6,400만원으로 전년보다 519억9,900만원, 25.7% 감소했다.

2025년 실제 지원액만 2,004억300만원에 달했지만 2026년 예산은 이보다도 500억3,900만원 적게 편성됐다. 그 결과 2026년 8월 말까지 예산의 89.8%인 1,349억8,400만원이 이미 집행됐다.

지원 건수와 지원액이 2023년부터 계속 증가해 예산 수요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는데도 다음 연도 예산을 대폭 줄인 것은 정부와 공단의 수요예측 및 예산편성 실패라는 지적이다.

공단은 신청 증가와 예산 부족으로 지급기간이 늘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예산 부족이 발생한 뒤 추가재원으로 보충하는 동안의 부담은 병원비가 절박한 환자와 가족이 떠안게 된다.

◇ 지급자 95.6%가 저소득층, 80.5%가 60세 이상

지급 지연의 피해는 저소득층과 고령층에 집중될 우려가 크다.

2026년 8월까지 재난적의료비가 지급된 3만9,749건 가운데 수급자·차상위계층은 2만3,161건으로 58.3%를 차지했다. 기준중위소득 100% 이하 1만4,824건까지 합하면 3만7,985건으로 전체의 95.6%에 달한다.

60대 지원은 9,116건, 70세 이상은 2만2,865건으로, 60세 이상을 합하면 전체 지급 건수의 80.5%였다. 70세 이상만 57.5%를 차지했다.

60세 이상 비율은 2023년 78.6%에서 2024년 78.7%, 2025년 79.8%, 2026년 8월 80.5%로 계속 높아졌다. 70세 이상도 같은 기간 54.7%에서 57.5%로 상승했다.

저소득층과 고령층은 병원비를 먼저 부담한 뒤 수개월 동안 지원금을 기다려도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운 계층이다. 지급 지연이 대출과 연체, 생계비 부족과 치료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행정처리 지연으로 볼 수 없다.

◇ “추가예산 땜질 말고 지급체계 즉시 개선해야”

소병훈 의원은 “재난적의료비는 병원비 때문에 치료와 생계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최후의 의료안전망”이라며 “심사는 평균 8일 만에 끝났는데 승인받은 환자가 실제 지원금을 받기까지 다시 평균 75일을 기다려야 한다면 제대로 된 지원이라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2026년 지급자의 95.6%가 수급자·차상위계층 또는 기준중위소득 100% 이하이고, 80.5%가 60세 이상”이라며 “가장 가난하고 나이 든 환자에게 정부의 잘못된 예산편성과 지급 지연의 부담을 떠넘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소 의원은 “정부는 추가예산으로 뒤늦게 땜질할 것이 아니라 전년도 지급실적과 고령화 추세를 반영해 필요한 예산을 처음부터 충분히 편성해야 한다”며 “승인된 지원금은 신속히 지급하고, 예산이 부족한 경우에도 수급자·차상위계층과 생계가 위급한 환자를 우선 보호하도록 지급체계를 즉시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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