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갑 의원, 1100평 ‘창고형 약국’의 반전…실제 약국은 58평

홍종수 기자 / 기사승인 : 2026-10-13 09: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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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청량리 1,100평 복합매장 중 약국은 58평…강서구 ‘800평’ 홍보 약국도 공식 등록면적 206평
▲ 박용갑 의원(더불어민주당·대전 중구)

[코리아 이슈저널=홍종수 기자] 정부가 최근 ‘창고형 약국’ 규제에 본격 착수했지만, 정작 개인약국과 대형 유통법인이 한 공간에서 결합한 새로운 사업모델에 대한 관리기준은 비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박용갑 의원(더불어민주당·대전 중구)이 지방자치단체 제출자료와 법인 등기를 분석한 결과, 서울 청량리·강서구와 경기 하남의 대형 창고형 약국은 의약품을 파는 개인약국과 화장품·건기식·생활용품 등을 파는 별도 유통법인이 결합한 구조로 확인됐다.

지난 4월 서울 청량리에 문을 연 1,100평 규모 복합매장은 ‘창고형 약국’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약국은 58평에 불과했다. 나머지 공간은 H&B·반려동물용품·생활용품 등을 파는 복합매장으로, 약국은 그 안에 들어온 별도 개인사업자였다.

서울 강서구도 비슷했다. 개점 당시 약국명과 함께 ‘800평’을 내걸었지만, 보건소에 등록된 약국 면적은 680㎡, 약 206평이었다. 같은 층 다른 호실에는 별도 유통법인이 들어와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뿐 아니라 완구인 ‘왁뿌볼’까지 판매하고 있었다.

경기 하남 사례에선 법인과 약국의 경제적 관계도 확인됐다. 법인이 2025년 말 발행한 전환사채 계약에는 향후 약국B에 공간을 전대하고, 해당 전대계약에서 예상되는 매출과 수익을 회사 기업가치 산정에 반영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강서구 약국C와 나란히 연 유통법인의 등기상 사업목적에는 △일반의약품 판매점 운영지원 △약국·한의원 위·수탁운영 및 운영관리 △부대시설·매장관리 △약국 운영 시스템·설비 제공 등이 포함됐다. 즉 별도 법인이 단순히 화장품·생활용품만 파는 것을 넘어, 공간·운영지원·브랜드·임대까지 약국과 연결되는 사업모델이 나타난 것이다.

창고형 약국 개설을 전문으로 하는 일부 행정사·세무업계에서는 의약품은 개인약국이, 건강기능식품·화장품·의료기기 등은 별도 법인이 판매하는 구조를 하나의 창업전략으로 소개하고 있다. 법인 설립은 물론, 약국과 법인의 공간·출입구·직원·POS·영수증·임대차계약까지 분리하는 방식을 구체적으로 안내한다.

일부 인허가 업체는 대형 약국의 매출을 모두 약사 개인사업자에게 귀속시키는 대신, 건강기능식품·화장품 등은 별도 유통법인이 판매하도록 하는 방식을 절세 방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창고형 약국이 약국 개설을 넘어 ‘약국+유통법인’ 결합형 컨설팅 상품으로까지 확장된 셈이다.

복지부도 최근 창고형 약국 문제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대응에 나섰다. 지난 1일에는 불법 개설·운영이 의심되는 창고형 약국을 비정상·가짜진료 행정조사 대상으로 처음 포함했다.

이어 6일에는 약국 이름에 ‘창고·마트·공장’, 광고에 ‘최대·최고·특가’ 등을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는 '약사법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그 이유로 약국 기능 왜곡, 소비자 오인, 의약품 과다소비 유도를 들었다.

그러나 박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에서 복지부는 “현행법상 ‘창고형 약국’ 등 세부 유형에 대한 별도 정의가 없고, 유형별 현황 파악도 어렵다”고 밝혔다. 현행 '약국 개설등록 업무지침'에도 개인약국과 별도 유통법인이 결합한 경우 공간·인력·재고·가격·광고·매출관리를 어디까지 나눠야 하는지 별도 기준은 없다.

박용갑 의원은 “복지부와 식약처가 함께 현장을 점검해 약국과 일반 유통공간의 경계, 실제 판매주체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소비자가 어디까지가 약국이고 누가 판매하는 상품인지 혼동하지 않도록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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