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규 의원, 농작물 바이러스, 치료제도 피해통계도 ‘0’

홍종수 기자 / 기사승인 : 2026-10-22 08: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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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 자료 분석… 최근 5년 신규 유입 바이러스 25종, ‘73일에 1종’꼴
▲ 강승규 의원

[코리아 이슈저널=홍종수 기자] 기후변화로 농작물 바이러스병이 빠르게 번지고 있지만, 정부에는 이를 막을 등록 약제도 피해 규모를 보여주는 통계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승규 의원(충남 홍성·예산)이 농촌진흥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년 바이러스 방제농약 등록기준이 마련된 이후 14년간 등록된 약제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신청조차 2건에 그쳤고, 그마저 모두 보완 단계에 멈춰 있다.

식물바이러스는 한번 걸리면 약을 쳐도 낫지 않는다. 감염된 포기를 뽑아 버리는 것 외에 방법이 없어 사전 예방이 유일한 대응이지만, 정작 농가가 사서 쓸 수 있는 약은 14년째 나오지 않고 있다.

피해 규모도 집계되지 않는다. 농진청은 “발생 동향은 농가 지도용으로 활용하며 피해액 추정은 산정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상시 조사 대상도 벼·콩·고추·배추·무 5개 작목뿐이다. 그런데 최근 10년간 국내에서 새로 확인된 바이러스 64종은 키위·포도·복숭아·사과·감귤·대추·딸기 등 과수에 몰려 있다. 새 바이러스가 실제로 터지는 작목이 정부 조사망 밖에 있는 셈이다.

현장 피해는 빠르게 커지고 있다. 바이러스에 걸린 콩 포기 비율은 2024년 0.50%에서 2025년 3.50%로 1년 만에 7배 늘어 10년 내 가장 높았다. 충북은 0.32%에서 3.13%로 9.8배 치솟았다. 무 역시 2023년 0%에서 2025년 2.63%로 10년 내 최고를 기록했다.

새로운 바이러스도 계속 들어온다. 최근 5년간 국내에서 처음 확인된 식물바이러스는 25종으로, 평균 73일에 한 종꼴이다. 2025년에 보고된 5종 가운데 3종은 키위 한 작목에 몰렸다. 바이러스를 옮기는 벌레는 더 빠르게 늘고 있다. 제주 감귤밭의 볼록총채벌레 포획량은 2020년 4.18마리에서 2025년 23.59마리로 5.6배 늘었다. 벌레가 늘면 바이러스도 따라 번진다.

이런 와중 대응 예산은 거꾸로 가고 있다. 바이러스 대응 R&D 예산은 2021년 33억 8,700만 원에서 2025년 17억 8,500만 원으로 47.3% 줄었다. 가장 큰 과제였던 ‘과수화상병 등 현안문제 병해충 피해경감 기술개발’은 2024년을 끝으로 종료됐다.

최근 5년간 159억 원을 쓰고도 농가가 사서 쓸 수 있는 제품은 한 개도 나오지 않았다. 반면 사후 방제비는 230억 원에서 547억 원으로 2.4배 늘었다. 막을 수단은 못 만든 채 터진 뒤 뿌리는 돈만 키운 셈이다. 농진청이 내놓은 대응 계획마저 2028년까지 진단법 개발과 약제 탐색에 머물러 있어, 앞으로 3년도 농가에 돌아갈 수단은 없다.

책임 소재도 흩어져 있다. 유기농업자재의 바이러스 효능 표시 현황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소관”, 피해 농가 지원 실적은 “농식품부 소관으로 농진청에 자료가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부처마다 소관을 가르는 사이, 바이러스 피해를 종합적으로 들여다보는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강승규 의원은 “정부는 14년간 약 하나 만들지 못했고 피해가 얼마나 되는지도 모르고 있다”며 “농민은 해마다 밭을 갈아엎으면서도 손에 쥘 수단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 R&D로 효능이 검증된 자재라면 유기농업자재 공시 여부와 관계없이 농가가 현장에서 쓸 수 있도록 지원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며 “등록·공시라는 형식 요건에 막혀 검증된 기술이 창고에 쌓여 있는 동안 피해는 고스란히 농민이 떠안는다”고 강조했다. 또 “피해 통계부터 제대로 집계하고, 조사 작목을 과수와 시설작물까지 넓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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