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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수리 전후 비교 사진 [대구 서구청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15일 오후 대구 서구 비산동 주택가.
꼬불꼬불한 골목을 한참 걷다 보면 윤태준(67)씨가 세 들어 사는 주택이 나온다.
윤 씨는 몇 년 전부터 장판과 천장이 갈라져 틈새로 바퀴벌레가 나오거나 비가 새는 일이 잦아 불편을 겪었다고 한다.
특히 장마철만 되면 벽지에 곰팡이가 펴 온몸이 가렵고 기침까지 났다.
상황이 이렇지만, 그는 그동안 집수리를 할 형편이 못 됐다.
다리가 불편해 일하지 못하는 윤씨의 월수입은 기초수급비를 포함한 70만원 가량이 전부.
대구 서구는 이와 같은 저소득 노인가구 등을 위해 총 15억원을 투입해 무료 주거환경개선 사업에 나섰다.
100가구는 수리를 마쳤고, 250가구가 추가로 혜택을 볼 예정이다.
윤씨 역시 사업 대상에 선정돼 천장과 장판은 물론 벽지, 싱크대까지 새롭게 바꿨다.
그는 "집주인도 집수리해줄 형편이 안되다 보니 몇 년간 불편을 참을 수밖에 없었다"며 "한 달 수입 70여만원에 월세, 전기세, 가스비, 교통비 빼면은 수중에 남는 게 없어 이사는커녕 집수리할 꿈도 못 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집에 들어오려고 현관문을 열 때마다 웃음이 절로 나온다"면서 "임대아파트를 몇 년째 신청해도 떨어졌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다"며 웃었다.
윤씨처럼 집수리 사업 혜택을 본 전노미(74)씨도 "방문이 떨어지고 부엌 선반은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었다"며 "겨울에는 찬바람이 방에 들어와 잠을 제대로 못 잤는데 지자체 덕분에 올해는 두 발 뻗고 잘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구에 따르면 이번 집수리 사업에 선정된 주민 대다수는 60대 이상이다.
서구 관계자는 "총 350가구가 사업에 선정됐는데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이 대부분"이라면서 "아무래도 지역에 노인인구가 많은 영향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창제 경북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3배 웃돈다"라며 "빈곤 노인들의 주거환경 개선뿐만 아니라 이웃 간 교류가 단절돼 사회적으로 고립된 노인들에게도 지자체에서 나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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