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장관 수사, 경찰·공수처 누가 맡나

최제구 기자 / 기사승인 : 2022-11-14 18: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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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적용되면 공수처 이첩 여부 불확실

▲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12일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에서 열린 이태원 사고 중대본 회의에 참석해 있다. 2022.11.12

[열린의정뉴스 = 최제구 기자]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14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수사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수사 주체를 놓고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장관이 고위 공직자 신분인 만큼 특수본이 아니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 범위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다.

 

이같은 논란은 고위공직자로 분류되는 경무관급 이상인 윤희근 경찰청장이나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이 장관에 대한 수사 주체에 혼선이 빚어지는 이유는 그의 혐의가 아직 특정되지 않아서다.

 

공수처법에 따라 수사기관이 수사 과정에서 고위공직자의 범죄 등을 인지했을 때 그 사실을 즉시 공수처로 통보해야 한다. 이후 공수처가 이 장관에 대한 수사 이첩을 요청하면 특수본은 사건을 공수처에 넘기게 된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이 장관의 직무유기 혐의는 공수처의 수사대상 범죄로, 이첩해야 할 법적 근거가 있지만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한다면 특수본이 계속 수사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공수처법엔 공수처에 통보·이첩하는 고위공직자범죄로 직무유기 혐의 등이 구체적으로 언급됐지만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는 명확한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대신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고위공직자범죄와 '직접 관련성'이 있는 죄로서 해당 고위공직자가 범한 죄에 대해선 공수처에 통보·이첩하도록 돼 있다.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가 '직접 관련성'이 있는지를 두고 법리 해석이 엇갈릴 수 있는 만큼 특수본과 공수처의 수사권이 충돌할 수 있는 지점이다.

 

지난해 1월 공수처 출범 뒤 공수처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수사한 적은 없다.

 

일단 특수본은 참사 발생 과정과 원인, 참사 발생 후 각 기관 조치, 상황 조치 등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이 장관에게 적용할 구체적 혐의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 장관에게 이번 참사의 예방과 사후 대처에 대한 법적 지휘·감독 권한이 있다고 판단되면 직무유기와 함께, 참사 발생과 인과관계까지 인정된다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할 가능성도 있다.

 

이미 이날 오전 소방공무원 노동조합은 이 장관을 직무유기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특수본에 고발했다.

 

특수본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는 통보가 필요 없을 것 같은데 '고위공직자범죄와 직접 관련성 있는 죄'로 인정될 여지도 있어 법리검토를 해보겠다"고 밝혔다.

 

브리핑 이후 특수본 한 관계자가 "업무상 과실치사상도 통보·이첩 대상 범죄로 봐야 할 것 같다"는 개인 의견을 밝히기도 했지만, 특수본의 공식 입장은 이 장관을 실제로 입건한 뒤에나 밝힐 예정이다.

 

다만 이런 법적 논란과 상관없이 공수처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포함 이태원 참사와 관련된 고위공직자에 대한 모든 수사를 그대로 경찰에 맡길 수도 있다.

 

공수처법은 수사기관이 사건을 공수처에 통보해도 공수처는 사건의 이첩을 요청할 수 있다고만 규정할 뿐 반드시 사건을 공수처에 넘기도록 규정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공수처법상 고위공직자범죄에 대한 공수처의 수사 권한은 다른 수사기관에 우선하는 권한일 뿐 공수처만 가지는 전속 권한은 아니다"며 "공수처의 수사 인력 등 제반 환경을 고려해 수사 이첩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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