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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계식 코리아 이슈저널 발행인 참어른 실천연합 |
이 책은 단순한 불교 교양서가 아니다. AI 시대와 신자유주의 문명 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간의 소외와 고독, 사회 양극화, 노동의 위기, 공동체 붕괴를 통합적으로 분석한 강렬한 문명 비평서다.
AI가 인간의 일을 대신하고 사람보다 빠르게 사고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퇴우 정념 스님은 오늘날의 위기를 단순한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 의식의 문제라고 진단한다.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인간이며, 해답은 경쟁이 아니라 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정념 스님은 오늘날 사회가 효율성과 경쟁만을 절대적 가치로 삼으면서 인간을 점점 수단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더 빠르게, 더 많이, 더 효율적으로'라는 구호 아래 사람들은 서로를 함께 살아가는 존재가 아닌 경쟁자로 바라보기 시작했고, 그 결과 양극화와 갈등, 혐오, 단절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스님은 이러한 효율과 경쟁의 문명에서 관계와 공존의 문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 핵심에는 불교의 화엄사상과 법계연기, 인드라망의 철학이 자리하고 있다. 모든 존재는 거대한 관계망 속에서 서로 연결돼 있으며, 어느 하나도 홀로 존재할 수 없다는 가르침이다.
정념 스님은 "나 혼자만의 행복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한 사람의 고통은 결국 공동체 전체의 고통으로 이어지며, 기후위기와 혐오, 전쟁, 양극화 역시 모두 연결된 문제라고 설명한다.
AI가 인간을 대신하는 시대, 과연 인간은 무엇으로 인간다울 수 있는가.
스님은 AI와 기계가 결코 도달할 수 없는 경지는 탐욕과 분노, 어리석음이라는 삼독(三毒)의 뿌리를 뽑아내고 궁극의 해탈 경지인 누진통(漏盡通)에 이르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불교는 이제 산에서 내려와야 한다"며 명상을 AI 시대 인간을 지키는 마지막 피난처라고 강조한다. 명상과 치유 중심의 종교로 전환해야 하며, 월정사의 자연명상마을 옴뷔, 단기출가학교, 3,500여 명의 수료생을 배출한 프로그램, 청소년 명상 프로그램 등을 대표적인 실천 모델로 제시한다.
아울러 조선왕조실록과 조선왕실의궤 환수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 운영과 선재길 조성 등 문화유산을 활용한 불교문화 확산도 제안했다.
스님은 기다리는 불교가 아니라 찾아가는 불교를 지향해야 한다며 '시민보살론'을 제창하고, 나눔의 경제를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사람을 살리는 것은 속도가 아니라 따뜻함이라는 것이다.
스님은 "세상의 모든 것은 변한다. 변화는 우주의 필연적인 법칙이며 AI라는 거대한 기술혁명 역시 두려워하거나 외면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 우리가 직면하고 수용해 깨달음의 도구로 삼아야 할 시대의 인연"이라고 말한다.
이어 "새로운 시대의 바람을 맞이할 때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달리면서 배우고, 넘어지면서 성장해야 한다"며 "우리가 시민보살의 따뜻한 가슴을 품고 용기 있게 개문발차(開門發車)해 속도감 있게 나아갈 때 한국불교는 혼돈의 AI 시대를 상생과 화합의 화엄세계로 이끄는 가장 믿음직한 문명의 나침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세계보건기구(WHO)가 고독을 21세기의 새로운 전염병으로 규정한 점을 언급하며, 영국은 2018년 외로움 담당 장관(Loneliness Minister)을 임명했고, 일본도 2021년 고독·고립 담당 장관을 신설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대한민국도 이제 '고독청'을 신설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한편 퇴우 정념 스님은 지난 2026년 6월 1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제38대 총무원장 선거 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최근 조계종이 선보인 로봇 수계식 등에 대해서는 "과도한 퍼포먼스"라며 비판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현 총무원장인 진우 스님에 대해서는 "AI 시대를 바라보는 통찰이 부족하다"며 "앞으로 4년을 더 맡는다 해도 시대 변화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향후 종단 운영 방향에 대해서는 "재난의 시대에 화엄적 철학을 바탕으로 새로운 문명을 잉태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종교의 플랫폼 역할을 불교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선거는 종도들의 몫"이라면서도 한국불교의 미래 비전과 종단 운영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특히 신출가 문화를 대중화해 AI 시대 노동시간이 줄어드는 현대인들에게 삶의 의미와 치유를 제공하는 것이 불교의 적극적인 사회적 실천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정념 스님은 앞서 2026년 4월 14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총무원장 선거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으며, 오는 8월 선거인단 선출을 거쳐 9월 3일 제38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선거가 치러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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