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의정뉴스 = 김진성 기자] 노동시인 백무산이 5년 만에 열번째 시집을 펴냈다. 창비에서 나온 '이렇게 한심한 시절의 아침에'이다.
'한심한 시절'이라는 말에서 보듯 시인은 위선적인 현실 정치와 새 강자들의 언행에 냉소적 감수성을 보인다.
하지만 시인은 허무하거나 퇴폐적인 냉소에서 그치지는 않는다. 시를 통해 이렇듯 피폐해지고 고단한 현실을 잠시 숨 돌리고 가는 '정지의 힘'으로 극복하자고 설득한다.
시인에 따르면 멈춤의 힘은 아무것도 안 하거나 아무것도 되지 않을 '자유'를 말한다고 한다. 진보 성향 문인이 '자유의 철학'을 강조하는 게 다소 낯설지만, 그는 '멈춤'이야말로 반복되는 폭력적 일상에 저항해 우리가 본래 소유했던 자연적 감각을 되찾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백무산은 인터뷰에서 "자기존중이 없는, 스스로를 소외하는 지친 삶이 있을 뿐이다. 현실 정치는 항상 그런 곳에 기생하고 그러한 현실을 재생산한다"면서 "문학(인)이 그러한 제도권 정당 정치에 자신의 정치적 의지를 위임하고 수동적으로 동원되는 일은 문학정신에도 어긋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피가 흐르는 몸을 가진 존재로서 구체적 현실을 살아가는 인간이라는 자각을 불러오고 다른 정치, 새로운 정치를 상상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문학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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