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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 진종환씨 (본인제공) |
[코리아 이슈저널 = 최윤옥 기자]
60대 후반이라는 나이에 신인 가수의 길을 걷기 시작한 진종환 씨. 그는 과거 음악의 성지였던 ‘쉘부르’ 출신으로, 수십 년의 세월을 돌아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그의 우여곡절 가득한 음악 인생과 후배들에게 전하는 현실적인 조언을 직접 들어봤다.
- 60대 후반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가수로 데뷔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가장 큰 계기는 아내의 권유였습니다. "더 나이 들기 전에 하고 싶은 노래를 한 번 해보소!"는 아내의 지지가 결정적이었죠. 사실 노래는 10대 시절부터 간직해 온 오랜 꿈이었습니다. 이제 이 시기를 놓치면 영영 기회가 없을 것 같다는 절박함이 저를 가수의 삶으로 이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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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타치며 노래하는 가수 진종환씨 (본인제공) |
- 젊은 시절 '쉘부르'에서 활동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당시 배고픈 가수의 삶은 어땠나요?
1977년 당시 명동 '쉘부르'에서 활동했습니다. 어릴적 텔레비전 보고 기타치고 노래하고 싶어서 엄마가 준 월사금을 빼돌려 기타를 사서 노래 하다가, 결국 누나 주머니에서 1만 2천원을 훔쳐서 서울로 왔습니다. 그러나 3일 만에 돈은 떨어졌습니다. 그 후 너무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돈이 없어 3일씩 굶는 것은 예사였고, 잠잘 곳이 없어 통행금지 시간에는 무악재 고개 인근 산에서 떨며 밤을 지새우기도 했습니다. 당시 이종환 씨가 운영하던 쉘부르는 월급 대신 가수로 키워준다는 조건이었기에 견뎌야만 했습니다. 저는 배고픔을 견디지 못해 결국 노래를 과감히 버리고 공사판과 일본행을 택하며 생업
전선에 뛰어들어야 했습니다.
- 당시 쉘부르에서 함께 활동했던 동료들이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이문세, 남궁옥분, 주병진, 최성수 등이 당시 동료들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문세씨가 당시 쉘부르 오디션에서 떨어졌었어요.. 반면 저는 이종환 씨에게 이례적으로 앵콜을 받으며 한 번에 오디션을 통과했습니다. 전설적인 DJ 이종환 씨로부터 단 한 번의 오디션으로 합격점을 받고 앵콜까지 끌어냈을 만큼 제 노래 실력을 인정받았습니다. 주병진씨는 원래 노래로 들어왔지만, 입담이 워낙 좋아 사회자로 전향해 성공한 케이스입니다. 1년 후배인 최성수씨도 단번에 쉘브르에서 통과한 실력파 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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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40회 가요창작인 공로대상 및 2025실버아이TV 가요대상에서 진종환씨가 가요대상을 수상하고있다. |
-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 다시 노래를 시작하며 설운도씨와 인연을 맺으셨는데, 곡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합니다.
가수는 노래도 잘해야 하지만 곡이 중요합니다. 그동안 받은 곡들이 마음에 안 들어서 노래를 접어야 하나.. 고민 할 때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소리새 멤버 선배님에게 싱어송라이터인 설운도 선생님을 연결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제 목소리를 들은 설운도 씨가 "딱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라며 이틀 만에 ‘그대가 없었다면’이라는 곡을 써 주었습니다. 이 노래는 가수 임영웅씨의 노래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 2탄이라고 했습니다. 그 노래를 설운도 선생님이 내 노래를 듣고 제게 주신겁니다. 아내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을 담은 가사가 제 마음을 울렸죠. 서울역아! 노래는 투병중이시던 어머니를 위해 배웠던 ‘안동역에서’를 부르는 제 모습을 보고 설운도 씨가 트로트의 재능을 발견해 ‘서울역아!’라는 곡을 선물해주셨습니다.
- 가수로 활동하시면서 '시니어 모델'로서의 정체성도 유지하고 계신데, 본인만의 철학이 있나요?
머리 염색도 하고 수염도 자르라고 주위에서 말하는데 저는 어려 보이기 위해 억지로 꾸미기보다는 제 나이답게, 시니어 모델답게 활동하는 것이 제 컨셉입니다. 굳이 염색을 하거나 수염을 깎아 어려 보이려 애쓰지 않으러고 합니다. 그저 대중에게 "정말 노래 잘하는 가수"로 남고 싶은 겸손한 마음으로 무대에 서고 싶습니다.
- 제2의 인생을 꿈꾸며 가요계에 도전하려는 후배나 시니어들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매우 현실적인 조언을 하고 싶습니다. "절대로 돈 없이는 시작하지 마라"는 것입니다. 꿈만 쫓다가 가족을 고생시키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봤습니다. 먼저 경제적인 기반을 닦아놓고, 어느 정도 준비가 되었을 때 도전해야 성공 확률도 높고 삶이 무너지지 않습니다. 실력 있는 가수가 좋은 곡을 만나는 행운은 0.1%도 안 될 만큼 희박하기에 철저한 현실 대비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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