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분석] 트럼프가 이란을 친 진짜 목적… 왜 하필 지금 쿠르드족을 찾았나?

최윤옥 기자 / 기사승인 : 2026-03-05 14:3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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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리 지상전' 구상
쿠르드족 참전, 총알받이 우려의 현실 가능성 보여
트럼프 평화상 물 건너 갔나?
사진은 지난달 15일(현지시각) 시리아 카미슐리에서 쿠르드족 보안군이 시위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경비를 선 모습. /로이터=뉴스1

[코리아 이슈저널 = 최윤옥 기자]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국제 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 호르무즈 해협 봉쇄 리스크, 그리고 쿠르드족의 개입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중동 전쟁의 전선은 단순히 종파 갈등과 석유 이해관계, 민족 경쟁, 서방과의 관계, 이스라엘 문제까지 얽힌 복잡한 동맹 구조가 전쟁의 판도를 좌우하고 있기 때문에 ‘이란 대 미국·이스라엘’ 구도로 설명하기 어렵다. 

현재 중동 갈등의 가장 깊은 뿌리는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의 종파 분열이다. 이 갈등은 7세기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 사후 후계 문제에서 시작됐다. 수니파는 종교 지도자를 공동체가 선택할 수 있다고 보지만 시아파는 신의 선택을 받은 가문에서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고 믿는다. 오늘날 전 세계 무슬림의 80% 이상이 수니파로 대부분의 아랍 국가와 파키스탄 등지에서 수니파가 다수를 차지한다. 반면 이란은 대표적인 시아파 국가이며 이라크와 아제르바이잔에도 시아 인구가 많다. 레바논과 바레인, 예멘 등에도 시아 공동체나 정치 세력이 존재한다. 이 종파 분열은 수세기 동안 중동 지역 갈등의 구조적 배경으로 작용해 왔다.

지금의 갈등 구도는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더욱 뚜렷해졌다. 이 혁명으로 친미 왕정이 무너지고 시아 성직자 정권이 등장하면서 중동의 권력 균형이 크게 흔들렸다. 현재 중동 국가들은 이란을 중심으로 한 세력과 이를 견제하려는 국가들, 그리고 상황을 지켜보며 균형을 유지하려는 국가들로 갈라져 있다. 이란 정권은 생존을 건 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혁명수비대(IRGC) 규모는 15만명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 조직은 수십 년 동안 강력한 통제 체제를 유지해 왔으며 최근 몇 달 사이 반정부 인사 수만명을 처형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런 복잡한 구도를 이해해야 현재 전쟁의 이유와 어느편에 서야 하는지를 읽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자료사진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공격한 이유는 이란의 잠재적 위협을 사전에 무력화하기 위한 성격이 짙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이 먼저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판단했으며, 이를 저지하기 위해 해군 및 레이더 시설 등 군사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타격했다고 밝혔다.

​일차적인 목적은 이란의 주요 군사력과 핵 관련 시설의 능력을 마비시키는 것이다. 나아가 군사적 압박을 극대화하여 이란 내부의 반정부 세력이나 쿠르드 반군 등의 무장 봉기를 유도함으로써, 미군의 직접적인 대규모 지상 전면전 없이 이란 신정 정권 체제를 내부로부터 흔들려는 고도의 전략적 목적이 포함된 것으로 분석된다.

▲ 중동 전쟁발로 유가 폭등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AI이미지)

​중동전쟁발 국제 유가 폭등의 관심이 증폭되는 가운데 이란이 미국의 공격에 맞서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는 '글로벌 에너지 동맥'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고 유조선을 공격하면서 유가 시장이 패닉에 빠졌다. 단기간에 국제 유가가 10~16% 이상 치솟았고, 사태 장기화 시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120달러 선을 훌쩍 넘길 수 있다는 공포가 커지고 있다.

​에너지 가격 폭등은 둔화하던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하여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정책을 딜레마에 빠뜨리고 있다. 특히 2026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 내 휘발유 가격 상승은 큰 정치적 위협이다. 이에 따라 미 해군의 유조선 호위 작전과 상선 보험 지원 등을 다급하게 검토하며 글로벌 파장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라크에 위치한 쿠르드족 주요 지도자(마수드 바르자니 등)과 이례적으로 직접 통화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무장 지원이나 당장의 지상군 투입 계획에 대해서는 공식 부인했지만, 군사적 선택지를 열어두었다. 전문가들은 미군 지상군 투입에 따른 정치적, 인명적 피해 부담을 피하기 위해 미 중앙정보국(CIA) 등이 이란 내 쿠르드 반군과 접촉해 지상군 역할을 조율하고 있다고 본다.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미국이 이란 체제 전복을 위해 쿠르드족을 '지상전의 대리인'으로 내세우려 한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는 독립된 국가 방어망이 없는 쿠르드족이 미국의 지정학적 목표를 위해 또다시 최전선에 내몰리는 구조이다.

쿠르드족은 인구 약 3,000만~4,000만 명에 달하지만, 오스만 제국 붕괴 후 독립 국가를 세우지 못한 채 튀르키예, 이라크, 이란, 시리아 국경 지대(이른바 '쿠르디스탄')에 
흩어져 사는 세계 최대의 단일 유랑 민족이다. 이들은 그동안 중동의 주요 분쟁마다 강대국의 동맹으로 참전해 피를 흘렸으나  반복되는 토사구팽을 당했다.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이라크 내 쿠르드족 모습

쿠르드족은 매번 독립이나 자치권 약속은 번번이 무산되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1기이던 2019년, 시리아 북부에서 미군이 돌연 철수하며 IS 격퇴전에 앞장섰던 쿠르드족을 튀르키예의 공습 위협 속에 사실상 방치했던 뼈아픈 경험이 있다. ​이번 대리전에 투입될 경우 이란 정규군과의 격렬한 지상전 과정에서 막대한 인명 피해를 피할 수 없는 구조다. 독립이나 확실한 자치권 보장 같은 불가역적인 약속 없이 참전한다면, 전쟁의 향방이 결정된 후 강대국 간의 타협 속에서 이란의 가혹한 보복만 떠안은 채 다시 버려질 위험이 매우 크다. 쿠르드족이 또다시 강대국 체스판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은 중동 분쟁의 냉혹한 현실이다.

한편, 이번 전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 수상이 가능하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코리아 이슈저널 / 최윤옥 기자 bar00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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