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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표직 사퇴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날 민주당 지도부는 대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총사퇴를 하기로 했다. 2022.3.10 [국회사진기자단] |
서울은 지방선거 승패를 가릴 핵심 지역이지만, 대선 패배와 새 정부 출범 등의 영향으로 전반적으로 열세가 예상되는데다가 이를 극복할만한 '필승 카드'도 안보이고 있어서다.
민주당은 다음달 말까지는 광역단체장 후보 선정을 완료한다는 방침이지만 아직 서울은 출마를 공식화한 예비후보도 없는 상태다.
당헌·당규에 따라서 당직인 지역위원장을 사퇴한 박주민 의원 정도가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고 고민을 이어가고 있는 수준이다.
박 의원은 지난 22일 저녁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서울시장 출마 문제와 관련, "여러 가지 이야기들 들으면서 고민하고 있는 상황인데 쉽게 결정 내릴 사안은 아니다"고 말했다.
애초 이번 선거 출마가 예상됐던 우상호 의원은 대선 총괄선대본부장으로서 대선 패배에 책임을 지겠다는 이유로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나아가 지난해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도전했었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
박 전 장관이 출마 문제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는 가운데 통상 출마 여부를 고심할 때 보이는 물밑 행보도 감지되지 않으면서 당내에서는 박 전 장관도 불출마쪽으로 기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박 전 장관과 가까운 여권 관계자는 23일 "현재로서는 출마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다만 당이 '인물이 없으니 당을 위해 희생해달라'고 하면 결심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민주당의 이런 후보 기근은 서울 판세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대패했던 지난해 4월 보궐선거(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간 격차 18.32%포인트)보다 이번 대선 때 다소 호전(4.83%포인트)되기는 했지만, 누가 나와도 이번에는 이기기 힘들 수 있다는 게 당내 대체적 평가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직후에 지방선거가 진행되는 것과 지난해 보궐 선거에서 승리한 오세훈 현 서울시장의 임기가 1년여밖에 안 지난 것 등도 서울 판세를 어렵게 하는 요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 일각에서는 송영길 전 대표 차출론까지 나오고 있다.
인천이 지역구로, 인천시장까지 지낸데다 대선 패배로 최근 대표직에서 관둔 마당이라서 서울시장으로 나오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많지만, 그만큼 중량감이 있는 후보가 없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송 대표 본인도 당 일각의 차출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패장이 대선 패배 이후에 진행되는 첫 전국 단위 선거에 후보로 나서는 게 맞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당 일각에는 서울시장 후보 윤곽이 조기에 나와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서울시장을 비롯해 주요 지역의 후보나 선출 절차가 정리가 돼야 전체적으로 지방선거 공천과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송 전 대표의 이름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송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본인이 백의종군하겠다며 사퇴했는데, 마치 출마하기 위해 그만둔 것처럼 비춰질 수 있어 거부하는 입장"이라며 "다만 당이 간곡하게 호명한다면 어쩔 수 없이 수용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는 지난 총선을 앞두고 정계 은퇴를 선언했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후보로 거론된다.
이와 관련, 일부 지지자들은 이날 오후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임 전 실장의 출마를 요구하는 기자회견도 연다.
다만 문재인 정부 초대 비서실장으로 새 정부 출범 직후에 진행되는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견인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당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비대위 일각에서는 현 정부에 책임있는 인사들에 대한 불출마 요구도 나온 바 있다.
이와 관련, 임 전 실장은 출마 가능성에 문을 닫지는 않은 채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대선의 민심이 무엇인지, 거기에 맞는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지사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던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표 이름도 서울시장 후보로 나온다. 김 대표는 대선 때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와 단일화를 했으며 그런 차원에서 공천 문제도 거론되는 것이다.
출마 문제에는 아직 함구하고 있는 김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민생과 정치교체를 위한 행동이 필요하다"면서 정치 현안에 대해 발언하기도 했다.
다만 민주당에서 나오는 언급은 아직은 김 대표에 대한 견제 성격이 크다.
원내대표 도전에 나선 안규백 의원은 TBS 라디오에서 "만약 당에 들어온다면 헌신과 기여가 있어야 당원들의 이해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그분에게 선택지가 있는 것보다는 당에서 권유하는 지역에 나가는 것이 합리적이다. 좋은 자리만 찾아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지역을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경기지사보다는 서울 등 전략 지역에 나서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경기도지사 예비후보 중 한 명인 안민석 의원은 노골적으로 김 대표를 비판했다.
그는 CBS 라디오에서 "민주당과 뿌리가 다르고 결이 다른 분인데 민주당의 자존심이 걸린 경기지사의 후보가 되는 것이 적절한지 당원들 사이에 의구심과 거부감이 있다"며 "유약한 분이 지사가 된다면 윤석열 대통령과 손잡고 협치한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비대위에서 지방선거 기획단을 구성했다.
김영진 사무총장이 단장을, 조승래 전략기획위원장이 간사를 맡는다. 위원으로는 송기헌 정춘숙 민병덕 전용기 신현영 이형석 최혜영 의원이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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