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기획 취지를 뒤집은 설계 변경... 학교 구성원 의견 철저히 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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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시의회 박희용 시의원, 연지초 공간 재구조화 사업의 소통 부재 지적 |
[코리아 이슈저널=김태훈 기자] 부산광역시의회 박희용 의원(복지환경위원회, 부산진구1)은 11일에 열린 제332회 정례회 제3차 본회의 5분자유발언을 통해 최근 진행 중인 연지초등학교 공간 재구조화 사업에 대해 교육행정의 폐쇄성과 절차적 문제점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교육청이 당초 사전기획 단계의 원칙을 지킬 것을 촉구했다.
2024년 사전기획 단계에서 연지초 구성원들은 ▲기존 서관동 위치에 개축 ▲운동장을 중심으로 한 열린 학습 공간 조성 ▲일조 부족 해소 ▲도서관 접근성 강화 등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공간 요구를 명확히 제시했다.
그러나 이후 진행된 설계 공모에서 당선된 선정작은 학교 구성원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운동장 중앙에 건물을 배치하는 전혀 다른 계획을 제시했다.
박 의원은 “학교장,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회 어느 누구에게도 변경 사실이 공유되지 않았고, 모든 절차가 끝난 뒤 ‘통보’만 이루어졌다”면서 “이 과정 어디에 소통이 있단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교육청은 설계안 변경 요구에 대해 매몰비용 발생, 추가 예산 부담, 법적 분쟁 가능성을 이유로 기존 설계안 유지를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수십 년 동안 아이들이 살아갈 학교 공간이 몇 개월짜리 행정 비용보다 못하냐”며 행정 편의를 우선한 결정은 학생들이 장기간 피해를 떠안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학교 구조는 동선 효율성보다 아이들이 어떤 경험을 할 수 있는지, 어떤 공간에서 성장할 것인지가 우선되어야 한다”며, 교육공간의 본질적 의미가 행정 논리에 의해 훼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설계 변경으로 인해 운동장이 면적으로 축소되고 개방감이 상실되는 문제 또한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운동장 중앙에 건물이 들어설 경우 ▲시야 차단 ▲공동체 활동 공간 단절 ▲체육·놀이 활동 감소 등 학생들의 경험 전반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운동장은 단순한 흙바닥이 아니라, 아이들의 관계가 자라고 상상력이 확장되는 공간”이라며, “아이들에게 뛰어놀 수 있는 운동장 1평의 가치는 매몰비용보다 크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단일 학교 공간 문제가 아니라, 교육공간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과 참여 구조를 바로잡기 위한 문제로 규정하며 다음과 같은 개선책을 제시했다.
첫째, 설계 공모를 전면 재검토하고, 둘째, 학생·학부모·교사 등 교육공동체가 참여할 수 있는 공개 협의 과정을 마련하며, 셋째, 학교 공간이 행정 편의에 의해 결정되지 않도록 설계 공모 과정의 투명성을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박 의원은 “사전기획은 단순한 형식적 행정 과정이 아니라 학교 구성원의 의견을 듣기 위한 과정”이라며, “교육은 백년지대계이며, 행정의 편리함을 위해 아이들의 미래 공간이 희생되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희용 의원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며, “교육 행정이 아이들의 공간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다시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학교 공간 혁신에 대한 공공의 관심을 환기하고, 교육정책의 방향성을 아이 중심으로 되돌리기 위한 제안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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