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이재명 사법리스크'에 尹고발로 맞불…전면전 태세

최용달 기자 / 기사승인 : 2022-09-05 15: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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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부각…특검 추진 목소리도 커져

'명절민심 겨냥' 해석도…의총서 李 검찰 출석여부 등 논의

▲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9.5 [국회사진기자단]

[열린의정뉴스 = 최용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를 향한 검찰발(發) 사법 리스크에 윤석열 대통령 고발 카드를 꺼내 들며 정면 대응에 나섰다.

 

최근 이 대표에게 소환을 통보하는 등 검찰의 행태가 도를 넘었다고 보고, 그에 맞춰 대응 수위를 올려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강경 모드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5일 오전 최고위원회의 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윤 대통령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부인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혐의를 두고 '김 여사가 주가 조작범과 절연했다'고 한 것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뉴스타파는 최근 윤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에 적극적으로 관여했다는 취지의 보도를 내놨다.

 

보도에서는 김 여사와 증권사 담당 직원 간 통화 녹취록도 공개됐는데, 야당은 이를 김 여사가 주가 조작에 관여한 결정적 증거로 보고 있다.

 

이처럼 강경책을 택한 것은 사실상 이 대표를 겨냥한 사정정국이 조성되는 것을 방치할 경우 정국 주도권을 그대로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 탓으로 보인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오는 6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라는 검찰의 소환 통보에 응하는가와 관계없이 추석 전 이 대표에 대한 기소 가능성을 크게 점치는 분위기다.

 

특단의 대책 없이는 향후 민심을 가늠할 명절 밥상에 '이재명 사법리스크'만이 오르게 되는 만큼 민주당으로서는 이를 막는 게 급선무였을 수 있다.

 

이 대표의 검찰 출석에 부정적인 여론이 많은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가 검찰에 출석하는 장면이 연출되면 보수 성향의 매체들이 이를 확대·재생산하며 야당을 압박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한 상황이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제가 볼 때 (이 대표가) 불출석하는 쪽으로 흐름이 왔다"라고 전했다.

 

야당은 한발 더 나아가 김 여사의 주가 조작 관여 의혹 자체도 적극적으로 부각할 태세다.

 

이 대표의 의혹을 수사하는 데는 속도를 내는 검찰이 정작 김 여사의 의혹에는 '봐주기'로 일관한다는 점을 내세워 윤석열 정권을 겨냥하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종전까지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였던 '김건희 특검'도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수사 당국이 (김 여사) '봐주기'로 일관하면 국민의 공분을 모아 특검을 할 수밖에 없다"며 "국민적 의혹의 진상을 규명할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하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 일각에서는 김 여사의 의혹과 관련한 특검과 함께 이 대표에게 제기된 의혹을 규명할 특검을 동시에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나와 "정치공세가 계속되면 이 대표가 자신에게 제기되는 의혹도 특검으로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태도는 결국 이 대표에게 제기되는 각종 의혹이 실체가 없는, 검찰의 정치 보복이자 야당 탄압이라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당 법률위원장인 양부남 전 부산고검장은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사법부의 정의로운 판단과 양심을 믿기 때문에 그런 일(이 대표의 유죄 판결)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의혹과 김 여사 관련 의혹을 규명할 특검을 모두 추진할 가능성을 묻자 "화천대유 문제는 대선 때도 특검할 필요가 있다고 계속 말씀드렸다"고 대답했다.

 

'쌍특검' 의혹의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당은 이날 최고위에서 '윤석열 정권 정치탄압 대책위'를 만들기로 하고 위원장에 법무부 장관을 지낸 박범계 의원을 선임하며 사법리스크에 대비한 전열 정비에도 공을 들였다.

 

이 대표는 이날 4선 이상 중진 의원과 오찬을 한 데 이어 오후에는 긴급 의원총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의견을 들은 뒤 자신의 검찰 출석 여부를 비롯한 향후 대응 방안의 가닥을 잡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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