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해찬 회동…선대위 '구원등판론' 놓고 설왕설래

최준석 기자 / 기사승인 : 2021-11-18 16: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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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선대위 '원톱' 김종인과 '33년 악연'도 주목

여야간 '상왕' 논쟁…서로 상대진영 향해 비난

▲ 이해찬-이재명 [연합뉴스 자료사진]

[열린의정뉴스 = 최준석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이해찬 전 대표와 17일 여의도 한 식당에서 만찬회동한 것으로 확인돼 이 전 대표의 전면 등판론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후보의 지지율이 정체되고 선거대책위원회 개편론이 분출하는 위기 상황에서 관록의 '구원투수'로서의 이 전 대표의 전면 복귀 여부에 주목하는 흐름이다.

 

두 사람이 만난 날은 지난 총선에서 '이해찬호'의 전략을 맡아 압승을 끌어낸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선대위에 한바탕 쓴소리를 쏟아낸 당일이다. 같은 상임고문인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총리와는 일정이 맞지 않았다고 한다.

 

선대위 관계자는 18일 "이 후보가 이 전 대표에게 자문을 구했다"고 밝혔다.

 

당내에서는 이 전 대표가 갖춘 풍부한 경험, 경륜을 들어 현재 이재명 후보 선대위가 맞닥뜨린 위기 극복의 적임자라는 긍정 의견이 있다.

 

문재인 정부 초기 국정상황실장이자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알려진 윤건영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 당이 가진 훌륭한 자산을 총결집해보자는 취지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전 대표의 역할에 대해 "여러 가지 형태가 있을 수 있다"며 "그 부분은 선대위와 후보가 판단할 영역"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다소 '올드'한 이미지의 이 전 대표에 대한 안팎의 여론을 고려할 때 이 전 대표가 선대위 전면에 나서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시각이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이 전 대표는 고문, 자문의 역할이 맞다고 본다"며 "그새 당사자도 그렇고 환경도 그렇고 세상이 변했다"라고 말했다.

 

여권 원로 인사인 유인태 전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이해찬 전 대표가 별로 중도 확장은 주특기가 아니다"라며 "9년 전 문재인 후보가 박근혜 후보한테 지던 해에 그때도 별로 대선에 도움 안 된다고 (당 대표를 하다) 중도 사퇴했던 사람을 뭘 또다시 전면에 내세우겠느냐"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선대위에서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원톱'으로 유력시되면서 '33년 악연'을 지닌 두 사람이 이번 대선판에서 또 맞붙는 그림이 연출될지 주목된다.

 

여야 두 후보 모두 여의도 정치 경험이 일천한 '합계 0선'이라는 점에서 이 전 대표와 김 전 비대위원장 간 대리전 구도가 성사되면 양 진영 간의 '상왕(上王)' 논쟁도 격화하는 조짐이다.

 

민주당 조승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의 접촉을 두고 "결재판을 가지고 갔지만 반려 당하고 상왕의 심기까지 건드린 것"이라며 "시작부터 삐걱삐걱, 고장 난 수레가 요란하기만 하다"라고 포문을 열었다.

 

반면 국민의힘 홍문표 의원은 교통방송 라디오에서 "비상이 걸리니까 이해찬 전 대표를 이제 모셔온다는 건데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것을 지금 갑자기 중간에 단추 끼우려고 하는 이게 안 맞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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