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대사질환 치료・연구의 새로운 가능성 제시, 국제적 학술지 Science誌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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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수 아미노산 결핍에 대한 장-뇌 축의 신경·호르몬 조절 메커니즘 |
[코리아 이슈저널=최용달 기자] 몸속 장(腸)이 영양 결핍 상태를 감지하고, 뇌(腦)에 신호를 보내 무엇을 먹을지 결정하는 장-뇌 간의 행동 조절 원리가 밝혀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기초과학연구원(IBS) 마이크로바이옴-체-뇌 생리학 연구단 서성배 단장 연구팀이 서울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공동 연구진과 함께 몸속 단백질 부족 신호를 감지한 장이 뇌의 신경회로를 바꿔 필수 아미노산을 선택・우선적으로 섭취하게 만드는 장-뇌 축 작동 원리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과기정통부의 개인기초연구사업(리더연구) 및 IBS 기초과학연구단사업,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등으로 이어진 꾸준한 지원을 통해 맺은 결실이며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사이언스(Science) 誌에 5월 22일 03시(한국시간) 온라인 게재됐다.
장(腸)은 단순 소화기관을 넘어 몸속 영양 상태와 음식 성분, 미생물, 병원균 등 다양한 정보를 감지하고, 장 분비 호르몬을 통해 혈당, 식욕, 면역 등 전신 대사를 조절하는 ‘제2의 뇌’로 불린다. 그러나 장에서 만들어진 신호가 어떠한 신경・호르몬 경로를 통해 뇌에 전달되고, ‘무엇을 먹을지’라는 행동 선택으로 이어지는지 구체적 과정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 앞서 2021년 네이처(Nature)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서 초파리가 단백질 결핍 상태가 되면 장에서 ‘CNMa’라는 펩타이드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단백질 음식을 선호하게 된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이어진 이번 연구에서는 이 CNMa 호르몬 신호가 뇌로 전달되는 경로뿐 아니라 새로운 신경 회로와 역할, 영양소 선택 원리 등 장-뇌 간 섭식 행동 조절의 원리와 과정을 밝혀내며 세계적 학술지에 연이어 등재되는 성과를 이루게 됐다.
우선 연구팀은 영양 결핍에 대응하는 장-뇌 축이 단일 경로가 아닌 빠른 신경 망과 느린 호르몬 작용을 동시에 가동하는 정밀 시스템임을 밝혀냈다.
장 상피세포가 단백질 부족 신호를 감지하면 먼저, 장-뇌 신경 경로를 통해 빠르게 뇌에 신호를 보내 즉각 필수 아미노산 섭취를 유도한다. 뒤이어 분비된 CNMa 호르몬은 순환계를 타고 느리게 뇌에 도달하여 단백질 선호 행동이 지속 유지되도록 돕는다.
빠른 신경 경로와 느린 호르몬 경로가 서로 협력해 영양 결핍 상황에 정밀하게 대응한다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한 것이다.
이어 연구진은 장 유래 CNMa 신호가 뇌에서 필수 아미노산 섭취를 촉진하는 동시에, 탄수화물(포도당) 섭취를 촉진하는 뉴런(DH44)의 활성을 억제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몸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장과 뇌가 스스로 식단을 재조정하는 셈이다.
이러한 결과는 동물이 부족한 영양소를 채우기 위해 전체 식사량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특정 영양소를 선택하고 다른 영양소는 배제하는 선택적 섭식 행동 메커니즘을 규명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아울러 연구진은 이러한 장-뇌 축 시스템이 초파리를 넘어 포유류(생쥐)에서도 동일하게 작동함을 확인했다. 특히 기존에 단백질 결핍 반응의 핵심 호르몬으로 알려진 간 유래 호르몬(FGF21)이 없는 상태에서도 동일한 행동 반응이 유지되는 것을 확인하여 기존 호르몬에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대안적 조절 시스템임을 증명함으로써, 향후 인간의 식이 장애 치료에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대폭 높였다.
서성배 IBS 연구단장은 “비만·식욕 조절 약물 대부분은 장 호르몬 신호를 활용하지만, 그동안 자연 분비 장 호르몬이 뇌와 행동에 미치는 영향과 경로는 충분히 연구되지 못했다”라며, “이번 연구는 장-뇌의 영양소 선택 원리를 밝힌 것으로, 향후 비만, 대사 질환, 식이 행동 장애 치료 연구에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 김성수 연구개발정책실장은 “새로운 생명 현상의 규명 등 기초연구 성과는 결국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의 단단한 뿌리가 된다”고 평가하며 “연구자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독창적・혁신적 연구에 마음껏 도전하는 안정적인 연구 환경을 구축하는 데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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