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봉하마을 집결…'검찰 공화국' 부각하며 지지층 결집 시도

최제구 기자 / 기사승인 : 2022-05-23 14: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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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공화국 목전" 회한 속 尹 정부 견제론 부각…"힘의 균형 맞춰야"

박홍근 "검찰 잘못된 관행에 책임 있는 메시지 나와야" 주장도

▲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모제가 엄수되는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 노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진이 걸려 있다. 2022.5.23

[열린의정뉴스 = 최제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3주기를 맞아 추도식이 열린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총집결한다.

 

'노무현 정신 계승'을 외치며 지지층을 결집, 수세에 몰린 6·1 지방선거의 반전 계기를 모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추도식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도 참석한다.

 

민주당 윤호중·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과 박홍근 원내대표,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 등은 이날 오후 2시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추도식에 참석한다. 당에서는 지방선거를 챙기는 와중에도 60∼70명의 의원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봉하마을 방문에 앞서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덕수 국무총리가 추도식에 참석하는 것과 관련해 "검찰 출신 대통령이 나오신 것 아니냐"며 "정치적 보복 수사에 앞장섰던 당시 검찰의 잘못에 대해서도 진정성 있는 사과가 이어진다면 훨씬 국민통합에 의미가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꼭 사과하라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노 전 대통령의 추도일을 맞아 과거 검찰의 잘못된 관행에 대해 책임 있는 메시지가 어떤 식으로 나와 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노 전 대통령이 '정치적 검찰수사'의 피해자라는 시각을 강조하고, 검찰 출신인 윤석열 대통령도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고 주장한 셈이다.

 

개별 의원들의 잇따른 추모 메시지에서도 검찰 출신 대통령에게 정권을 내준 데 대한 아쉬움이 짙게 배어났다.

 

후반기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5선 김진표 의원은 페이스북에 "검찰 공화국으로 치닫는 작금의 상황을 보면서 노 전 대통령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회한과 함께 만감이 교차한다"며 "국회가 민주주의를 지키고 윤석열 정부의 독주를 막아내는 최후의 보루가 돼야 한다"고 썼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박광온 의원은 "정권을 지키지 못한 올해는 더 그립다. 국민께 많이 죄송하다"며 "'사람 사는 세상'의 꿈을 더 간절하게 되새긴다. 그 꿈이 좌절되거나 중단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적었다.

 

황운하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유지가 된 검찰개혁을 붙잡고 지금껏 힘들게 싸워왔건만 어쩌다가 검찰 만능주의자를 대통령으로 만들고 검찰 공화국이 목전에 임박한 기막힌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며 "검찰 출신 대통령을 끝으로 검찰 시대는 종언을 고할 것이다.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으로 그날을 앞당기겠다"고 다짐했다.

 

김병욱 의원은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시선이 곱지 못하다. 대선 패배도 원인이겠지만 대처하는 모습도 마음에 들지 않는 것 같다"며 "더 반성하고 성찰하겠다. 이 모두가 민주당의 잘못"이라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노 전 대통령을 향한 향수를 자극, 윤석열 정부 견제론의 깃발 아래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불러 모으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정부 출범에 따른 컨벤션 효과와 한미정상회담 등 여권의 호재로 꼽히는 일련의 이벤트가 당 지지율의 하락세를 부채질해 왔다면, 이날 노 전 대통령의 추도식이 이런 흐름을 일단락짓는 기점이 되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도 읽힌다.

 

조오섭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윤석열 정부의 오만과 독주에 맞설 수 있는 지방정부를 세워 힘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며 "민주주의를 구하고 국가균형발전을 통해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 민주당 후보들에게 투표해주시길 간절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당 핵심 관계자는 "대선에 패배하면서 지지세가 약화하고 결집 강도도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며 "오늘 행사는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자들에게 10여 년 전 사건을 되새기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느냐' 고민할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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