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野, 국조·특검 여론전 시동…"낮은 단계 장외투쟁"

김진성 기자 / 기사승인 : 2022-11-11 16:4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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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역서 범국민 서명운동 개시…내일은 용산역서 서명운동

故이지한씨 모친 편지 공개…이재명 "유족·피해자, 연대의 힘으로 안아야"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의원들이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 5번 출구 앞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검추진 범국민 서명운동 발대식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묵념을 하고 있다. 2022.11.11

[열린의정뉴스 = 김진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1일 '이태원 압사 참사'와 관련한 국정조사 및 특별검사(특검) 도입을 위한 장외 여론전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이번 참사에 대해 정부 책임론을 제기하는 국민 여론이 높다고 보고, 이를 앞세워 여당에 국정조사·특검 수용을 더욱 압박하는 모습이다.

 

이재명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낮 서울 여의도역을 찾아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검 추진 범국민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이 대표는 발대식에서 "정부와 여당이 진상 규명에 협조하지 않고 오히려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이제 국민의 도움을 받아 직접 진상규명을 위한 노력을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오는 12일에는 서울 용산역에서 서울시당 차원의 발대식을 열고 서명운동을 이어간다.

 

민주당이 장외 여론전을 결정한 것은 국정조사와 특검을 신속하게 추진하기 위한 추가 동력이 필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시점에서 국정조사 실시에 부정적인 여당을 움직이려면 진상 규명을 바라는 국민의 목소리에 부담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간 장외투쟁 카드를 만지작거려 온 민주당이 첫 '신호탄'을 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회의 후 브리핑에서 "국회가 해야 할 일은 당연히 국회를 통해서 해 나가야 할 것"이라면서도 "(서명운동은) 낮은 단계의 장외투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서명운동에 특검을 요구하는 내용도 있는 만큼, 국정조사 계획서를 처리하기로 계획한 오는 24일 이후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이미 전날 각 시도당에 범국민 서명을 받는 데 필요한 본부 등을 꾸리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수석대변인은 "전국을 순회하면서 서명운동을 하고 홍보 버스도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온라인 서명 게시판도 구축해 널리 홍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족의 동의를 전제로 희생자 이름과 영정을 공개하자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런 전략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유족과 결합해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여론을 확산시킨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유족이 원하는 방식으로 애도하는 것이 패륜이냐"며 "지금은 참사의 진실을 밝히고 유족과 피해자들을 사회적 연대의 힘으로 끌어안아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발대식에서 참사로 숨진 배우 고(故) 이지한씨 어머니의 편지를 동의를 거쳐 공개하기도 했다.

 

이씨의 어머니는 편지에서 "경찰차와 오토바이가 관을 실은 리무진을 에스코트할 때 '이걸 고마워해야 하나, 아니면 이런 에스코트를 이태원 그 골목에 해줬으면 죽을 때 에스코트는 받지 않았을 텐데'하는 억울함이 들었다"고 호소했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참사의 슬픔을 정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데 대한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 때문에 희생자의 신분을 공개하는 과정을 당이 주도하기보다는 유족들의 정확한 요구를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전략을 짠 것으로 전해졌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일부 유족은 외신 인터뷰 등을 할 수 있도록 당에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며 "유족들이 의견을 모아 정부 책임 규명 등과 관련한 요구가 있다면 당이 이를 지원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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