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준비" "뇌물참사"…與 당권주자들 선명성 경쟁

최성일 기자 / 기사승인 : 2022-10-17 18: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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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개에 몽둥이" 대북 강경발언…"文, 안보를 친일에 팔아"

대야 공세 이준석엔 온도차…'전대 앞두고 20·30 표심 의식' 관측

▲ 박수치는 김기현, 권성동, 안철수와 정진석 [연합뉴스 자료사진]

[열린의정뉴스 = 최성일 기자]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의 '메시지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내년 초로 예상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존재감을 각인시키며 지지기반 구축에 나서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보수층이 가장 민감한 대북·안보 이슈에서 선명성 경쟁이 치열하다.

 

이준석 전 대표 문제를 두고선 온도 차도 감지된다. 이 전 대표에 대한 입장이 전대 표심에 적지 않은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전쟁 준비" "미친개에 몽둥이"…앞다퉈 강경 메시지

 

북한의 무력도발 수위가 높아질수록 이들의 메시지도 강경해지고 있다.

 

김기현 의원은 17일 안보 자강론을 앞세워 여성에 대한 '군사기본교육 의무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전쟁을 막으려면 전쟁을 준비해야 한다"면서 "과감한 자위력 확보"를 위한 핵개발론을 주창하기도 했다.

 

조경태 의원도 "미친개에는 몽둥이가 약"이라며 독자 핵무장론을 내세웠다.

 

중도 성향으로 분류되는 유승민 전 의원도 북핵 이슈에는 강경한 입장이다.

 

윤상현 의원은 미국 잠수함 상시 배치와 한미 핵 공유를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잠재적 주자로 거론되는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9·19 선언 파기를 공론화해 파장을 불러오기도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대야 공세에서도 주자들의 메시지는 공격적이다.

 

권성동 의원은 이날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월북 조작의 최종 컨트롤 타워는 문 전 대통령일 수밖에 없다"며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즉각적인 소환 조사를 촉구했다.

 

김 의원도 "문 전 대통령은 더 이상 '문빠'와 '개딸' 같은 악성 팬덤 뒤에 숨지 말라"고 말했다.

 

나경원 전 의원은 이 대표의 한미일 연합훈련 비판에 "안보를 친일에 팔아먹은 것"이라고 직설적으로 공격했다.

 

오는 18일 이 대표의 재판을 앞두고도 "'뇌물 참사'의 몸통"(김기현), "온갖 참사의 인격화"(권성동) 등 날을 세웠다.

 

누가 당 대표로 선출되더라도 선명성이 강조되는 쪽으로 정책·대야 노선이 확립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차기 당 대표는 '거야'(巨野)와 투쟁하면서 내후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어야 하는 만큼, '강한 지도자'로 존재감을 피력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이날 전대 출마를 선언한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당을 강하게 이끌어 갈 대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이준석에는 '비윤'과 '친윤' 차별화…2030 의식한 '유화' 기류도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해서도 주자들마다 셈법이 복잡하게 갈리는 양상이다.

 

친윤(친윤석열)계는 이 전 대표가 제기한 가처분 사태에서 그를 연일 비난했지만, 이들과 거리를 두는 주자들은 이 전 대표를 두둔하거나, 당의 대응에도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유 전 의원은 당 윤리위원회의 이 전 대표 징계에 "윤석열 당원은 왜 징계하지 않나"라며 불만을 표출한 바 있다.

 

조 의원은 이 전 대표 징계에 반발하는 당원 모임에 참석했다.

 

친윤계에서도 가처분 기각 직후 "혼란을 정리할 때"(안철수) "만시지탄"(김기현) 등 이 전 대표의 '패배'를 환영하는 듯한 분위기였지만, 최근 당권 경쟁이 점화하면서는 '유화적' 태도로 선회하는 듯한 기류가 감지된다.

 

윤 의원은 통화에서 "이 전 대표의 공과를 재평가받을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도 통화에서 "이 전 대표 장점을 잘 활용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전대 과정에서 이 전 대표에 대한 지지층이나 20·30대 표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의원이 들고나온 '여성 군사교육'의 경우 이른바 이대남(20대 남성)을 향한 구애로 읽힐 수도 있다.

 

당 대표 선거는 '일반 국민 여론조사 70, 당원투표 30'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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