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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길 박사(연세대 명예교수) |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대한민국에 있어서는 어느 자리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물론 기성 정치인들 가운데서 가장 유능하고 가장 믿을만한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을 수 있다면 그 나라의 민주주의는 승리하는 것이지만 선택의 폭이 좁고 대통령이 될만한 사람을 정치판에서 구하기 어렵게 되었을 때 국민은 은근히 가능성 있는 후보를 하늘이 우리에게 내려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게 되는 것 아닐까.
자유민주주의가 인물난에 봉착하면 초조한 마음으로 사방을 둘러보며 "대통령이 될만한 인물은 없는가?"라고 찾아보게 마련이다. 민주주의라고 하여 반드시 사람들만이 그 정치에 개입하는 것은 아니다. 미신이라는 오해를 받을 우려가 있기 때문에 말을 삼가기는 하겠지만 역사의 난국을 헤쳐나감에 있어 색다른 접근이 필요한 때도 있다.
요새 한국의 정치가 그렇다. 여에도 야에도 일반국민이 대통령으로 모시고 싶은 사람이 없기 때문에 새로운 바람이나 새로운 인물을 국민이 기대하는 것 아니겠는가. 오늘의 한국 정치가 곤경에 빠진 사실은 자타가 공인하는 바라고 나는 믿는다. 인물난이 극심한 것이다. 국민이 믿을만한 지도자가 여야를 막론하고 정계에서 찾기가 어렵다. 때론 민주주의가 숨을 쉬기도 어려울 만큼 곤경에 빠지는 수도 있다.대통령이 될만한 인물이 나와야 정치가 풀리고 국민의 호흡이 편해지 것은 사실 아닌가. 우리가 그런 난관을 타파하려면 바람결에 들려오는 새로운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 20대 대통령 선거가 내년으로 다가왔다. 이번에 대통령으로 추대되는 사람은 남북관계에도 큰 진전을 예상해야 되고 국제사회에서의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일 수 있어야 할 텐데 오늘의 이 침체를 벗어나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 차에 윤석열의 결단이 발표되었다. 아마도 그는 윤봉길이 살아서 돌아오지 않을 결심을 하고 자기 집을 떠났듯이 윤봉길 기념관을 찾아가 자기자신의 비상한 결의를 털어놓은 듯 보인다. 그의 그런 결의가 대한민국에 활력을 불어넣어 활기찬 내일을 향해 약진할 수 있는 힘을 보태줄 것이 확실하다. 나는 대한민국의 내일에 대해 비관하지 않는다. 나는 하늘의 비장했던 카드가 윤석열이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는 그런 일을 맡아서 하기에 가장 적합한 한 시대의 인물인 것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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