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길 박사]“내 탓이요, 내 탓이요, 내 탓이요”

열린의정뉴스 / 기사승인 : 2021-06-29 17: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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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길 박사]
[열린의정뉴스 = 열린의정뉴스]제 잘못을 스스로 인정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책임으로 밀어붙이는 것이 조상 때부터 우리가 가지고 태어난 말할 수 없는 약점이요 잘못인 것 같다. 에덴동산의 설화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아담이라는 의지가 굳은 사나이는 이브라는 여자 때문에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고 선악과를 따먹었다. 그 과일을 따먹었기 때문에 우리는 조상 때부터 고생을 하게 되었다는데 왜 따먹었냐고 물으면 명백한 대답은 없다.


에덴동산의 다른 과일의 열매는 어느 것이나 먹을 수 있으나 선악과의 열매만은 먹지 말라고 인류의 조상 아담에게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바 있었다. 사정이 그러면 그럴수록 먹고 싶은 건 선악과뿐이다. 하나님은 아담이 그 사실을 용서하지 않으셨다. 아담은 자신의 의사로 따먹었고 어떤 불행이 내게 미쳐도 남의 탓이 아니라는 말을 못 하고 어물정 넘어갔는데 결과적으로는 살기 좋은 에덴동산에서 추방당하고 말았다. 우리들의 조상은 그런 범죄 사실 때문에 하나님의 노여움을 사고 에덴동산에서 쫓겨나 이마에서 땀을 흘리며 일해야 먹고 사는 신세가 된 것이다.

선악과를 따먹은 아담은 눈이 밝아졌다고 하는데 그 밝은 눈으로 자기 잘못을 뉘우쳐야 마땅한데 아담은 이브가 먹어보라고 유혹했기 때문에 잘못인 줄 알면서도 따먹었다고 고백한 것이다. 이브는 이브대로 뱀이 나를 유혹했기 때문에 저지른 일이라 변명하니 하나님이 그것을 받아들일 리가 없다. 둘 다 자기의 잘못을 스스로 인정하려 않고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돌리려고 했던 것이다.

“내 탓이요, 내 탓이요, 내 탓이요” 세 번 부르짖는 것은 종교행사의 일부다. 물론 종교가 앞장서서 각자의 책임을 일깨워 줄 수는 있다. 자기고백은 성당이나 교회에서만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각자 일상생활 속에서도 이루어진다. 오늘 세상이 왜 이 꼴인가 하니 우리가 각자 제 책임을 다하지 못 하고 잘못을 저질렀기 때문이라고 받아들여야 마땅한 것이 아닐까.

인류의 불행이 어디서 왔는가. 우리 조상이 책임질 수 없는 일을 했기 때문에 이렇게 된 것인데 인간은 인정하지 않는다. 잘못은 나에게는 없고 다른 사람, 다른 동물 탓으로 치부한 것이 불행을 자초한 최대 원인인 것이다. 그러므로 앞으로 명랑한 인생을 살 수 있는 길은 하나밖에 없다. 자기의 잘못은 자기가 시인해야 한다. 왜 남을 탓하는가. 논리적으로도 틀린 것이고 윤리적으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인간에게는 아직도 책임을 질 수 있는 능력이 남아 있다. 기후변화로 지구가 자꾸 망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제라도 정신을 차리고 인간이 “내 탓이요”라며 잘못을 시인하게 되면 인류는 소생할 수 있는 근거를 붙잡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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